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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0:51

밤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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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남정
 

신대학교 후문에서 대호정미소가 있는 삼거리까지 밤나무가 줄지어 있어서 밤남정(한자로는 栗亭)이라 한다. 이곳은 예로부터 서울로 가는 길목이면서 광산과 고창으로 가는 갈림길로 먼길에 나서기 전에 쉬어가던 객관과 주막에서 쉬어가던 곳이다.

조선 후기 신유박해로 천주교도들이 박해를 받아 강진으로 유배된 정약용과 흑산으로 유배된 정약전이 함께 내려오다가 여기서 밤을 새우고 둥구나루(현재의 나주역 자리, 예전에 강이 둥글게 곡류하여 포구가 있어서 둥구나루라 하였고, 태조 왕건이 정박하였던 목포)에서 약용은 강을 건너 길을 가고 약전은 배로 흑산으로 갔다. 약용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율정별이란 시를 남겼다.


띠로 이은 주막집 새벽 등잔불 푸르르 꺼지려는데

일어나 샛별을 보니 헤어질 일 참담하네

그리운 정 가슴에 품은 채 두 사람 서로 할 말을 잃어

억지로 말을 꺼내니 목이 메어 오열하네



흑산도는 멀고 먼 바닷가 하늘 끝과 이어진 곳

어찌하여 형님은 그 먼 곳으로 가시어야 하는지

고래난 놈들 이빨이 산만큼 커

배도 삼켰다가 뱉어내고

지네란 놈 크기가 쥐엄나무 껍데기만 하고

독사들 등나무 등걸처럼 뒤얽혀 있다네


내가 장기읍에 있을 때를 생각해보니

밤낮으로 강진쪽만 바라보았네

새처럼 날아가서 청해를 가로질러 가서

바닷물 가운데서 우리 형님 보았어라

이제 나는 좋은 곳으로 옮겨 영전된 느낌인데

구슬을 빼놓고 빈 상자만 사온 셈일세

 

나 또한 어리석은 바보아이

헛되이 무지개를 붙잡으려 하였네

서쪽 언덕 활처럼 굽은 땅에

분명히 아침 무지개를 보았노라

아이는 무지개를 쫓아갈수록 더욱 멀어져

가고보면 또 다른 서쪽 언덕 서쪽 또 서쪽에 있었네